오랜만에 회고입니다. 2020년은 다른 해보다 여러가지로 특별한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퍼플아이오
2020년 “퍼플웍스”를 시작하고 10년만에 새로운 회사인 “퍼플아이오” 소속이 되었습니다. 퍼플아이오purpleio는 퍼플웍스 자회사로 시작하여 코오롱FnC의 투자를 받았고 코오롱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이커머스 개발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하는 일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달라진 점을 찾아보면 각종 계정, 자원을 좀 더 체계적빡빡해짐으로 관리하고 여러 가지로 면에서 안정된 환경이 되었습니다.
기존 퍼플웍스 인원 일부와 코오롱FnC 인원 일부, 2020년 신규 입사자 8명까지 총 35명(개발자 31명)으로 조직이 커졌고 아직 준비 단계지만 신규 사업을 준비하다 보니 2020년이 훅 지나갔습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장점을 합쳐 시너지를 만들고 혁신적인 프로덕트를 민첩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것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회사 / 팀 / 제품
관리자 역할을 잘하려고 노력했고 크게 개발 프로세스 개선, 코오롱몰 3.0 개발, 스테이폴리오 3.0 개발이 기억에 남습니다.
관리자
회사의 변화와 함께 관리자로서 역할에 대한 고민이 컸던 한해였습니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주로 책을 많이 읽었는데 다음은 도움이 되었던 책들입니다.
- 함께 자라기 - 조직을 위한 실용주의 서적
- 심플을 생각한다 - 라인 전 CEO가 쓴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
- 멀티플라이어 - 팀원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
- 일을 잘 맡긴다는 것 - 왜 일을 못 맡기는걸까?
- 팀장의 탄생 - 페이스북 인턴에서 부사장이 된 경험
-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솔직하게 소통하세요
-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 팀원에서 팀장으로
-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 아마존 살펴보기
-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 좋은 스승이란?
개발을 최대한 줄이고 많은 일을 위임한다는 건 생각보다 너무너무 어려운 일이었는데,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지나고 나니 왜 진작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저거 새로운 거 알아보고 적용해보죠?
라고 했을 때 또요?
라면서 잘 따라와 준 팀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
개발 프로세스 개선
조직이 커지고 팀원이 많아지면서 한명 한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시간이 소중해졌습니다. 최대한 비효율을 줄이려고 노력했고 자연스레 개발 프로세스를 손보았습니다.
GitHub이나 GitLab에 붙일 수 있는 bot 입니다. PR 제목이나 내용이 규칙에 맞지 않으면 댓글로 알려주고 코드 리뷰할 사람을 랜덤으로 뽑아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업무 프로세스
갑자기 일이 몰리는 걸 방지하고 개발자는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동화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개발 패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까지 정리된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모든 요구사항은 1차로 Asana에 등록
- 팀장이 우선순위 검토 후 할당
- Asana 프로젝트와 GitLab 프로젝트 Issue 연결 (Unito로 자동화)
- 해당 Issue 번호를 포함한 브랜치 생성 후 작업
- 작업 완료되면 PR 생성
- PR 생성되면 테스트용 쿠버네티스 클러스터에 배포 후 테스트 도메인 생성
ex) 1234-fix-bug.test.com
- QA 테스트
- GitOps(ArgoCD)로 배포 이력을 관리하고 운영에 블루/그린 배포
- 최종 확인 후 블루/그린 전환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까..? 고민중입니다.
코오롱몰 3.0
코오롱몰 3.0은 2020년 4월에 오픈했는데 사실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오픈을 몇 달 앞두고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면서 재택근무가 시작되었고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제대로 오픈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사실 더 큰 걱정은 혹시나 프로젝트 일정이 연기되었을 때, “역시 재택근무는 안돼”라는 이야기가 들릴 것 같았고 개인적으로 재택근무를 지지하고 리모트 워크에 관심이 많아 재택근무가 업무효율이 좋다
는 가정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RubyOnRails의 DHH가 쓴 rework(번역 - 똑바로 일하라)라는 책이 2011년에 나왔는데 그때 부터 시도만 하고 도입 못 하다가 코로나라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걱정했던 문제는 생기지 않았고 눈 뜨면 일하고 출퇴근 시간까지 근무하면서 오히려 재택근무가 출근보다 더 일하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차라리 출근이 낫나..
그리고 팀원들도 잘 협조하여 큰 이슈 없이 오픈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에 단일 Java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되었던 것을 일부 분리하여 Nextjs와 GraphQL을 도입한 게 큰 성과였습니다. 개발환경 부팅은 10분에서 10초로 줄어들었고 화면의 모든 요소를 컴포넌트화하여 CMS에서 뚝딱 설정하면 페이지가 나옵니다.
스테이폴리오 3.0
스테이폴리오는 오픈 후 새로운 기능과 페이지가 조금씩 추가되었지만, 완전히 리뉴얼한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Nextjs를 도입하여 드디어 Rails + AngularJS + React가 공존하는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AngularJS는 완전히 걷어내려고 하는데 레거시는 여윽시.. 강력합니다. ㅠ_ㅠ
서버도 기존 KT UCloud에서 AWS로 이관했습니다. 열심히 RI 설정해서 비용을 절약해도 확실히 비싸네요. 고민입니다.
새로운 개발자들도 많이 합류하였는데, 다들 좋은 분들이고 열정이 있어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블로그
2020년 블로그 가장 큰 성과는 쿠버네티스 시작하기 글을 마무리한 점입니다. 여러 가지 고민만 하다가 글을 못 쓰고 있었는데 결국 쿠버네티스 안내서로 우회하여 마무리하였습니다.
올 한 해 가장 많이 본 글을 뽑아봤습니다.
- 초보를 위한 도커 안내서 2/3 - 설치하고 컨테이너 실행하기 / 162,493 페이지뷰
- 초보를 위한 도커 안내서 1/3 - 도커란 무엇인가? / 142,642 페이지뷰
- 초보를 위한 도커 안내서 3/3 - 이미지 만들고 배포하기 / 63,869 페이지뷰
- 본격 macOS에 개발 환경 구축하기 / 55,850 페이지뷰
- 크롬 개발자 도구를 이용한 자바스크립트 디버깅 / 54,574 페이지뷰
- 쿠버네티스 시작하기 - Kubernetes란 무엇인가? / 53,880 페이지뷰
전체 트래픽은 다음과 같습니다.
- Organic Search / 230,239(79.26%)
- Direct / 33,273(11.45%)
- Referral / 16,814(5.79%)
- Social / 10,176(3.50%)
글을 자주 쓰진 않지만, 꾸준히 방문자 수가 나오는 이유는 도커와 macOS 설정글 덕분입니다. 그리고 구글 검색의 힘이 얼마나 큰지, SEO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2021년도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블로그 글을 더 작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은 쿠버네티스 안내서와 쿠버네티스 관련 글을 좀 더 신경 쓸 것 같습니다.
유투브
직장인 2대 허언이 “퇴사 할 거다” + “유튜브 할 거다” 라는데 드디어 유튜브를 찍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하기는 부담이 되어서 44bits멤버들과 함께 채널을 만들었고 보이는 팟캐스트, 쿠버네티스 안내서, 4분코딩, Startup53등 다양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Startup53은 나름 재밌을 것 같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잠정 중단되어 많이 아쉽습니다.
개발 이야기만 해서 구독자와 시청 시간을 모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결국 10월 즈음 수익 창출 조건(구독자 1000명과 1년간 4천시간 시청)을 만족했습니다. 아직 광고수익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조회 수가 수만~수십만은 되어야 수익이 조금씩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자극적인 영상을 올려야 하나..
영상을 찍으면서 익힌 스킬은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하기, 편집 포인트 잡기, 음... 어...
같은 말 덜 쓰기이고 프리미어 자르고 붙이기 단축키 입니다.
참고로, 개인 영상을 찍을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Screenflow로 $129인데 중간에 다운되는 일은 아직 없었고 나름 가볍습니다. 캠과 화면이 동시에 따로 녹화되어 편집하기 좋습니다. 편집은 Adobe Premiere Pro를 쓰고 장비는 맥북과 블루 예티 마이크를 사용합니다.
강의
계속 고민하던 온라인 강의를 2020년에 드디어 만들었습니다.
오프라인 강의는 가끔 하고 있었고 온라인 강의는 장비나 형식의 이유로 못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유튜브를 하면서 자연스레 장비가 셋팅되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프런에 초보를 위한 도커 안내서와 초보를 위한 쿠버네티스 안내서를 개설하였고 각각 수강생은 460명, 209명, 평점은 4.7, 4.9 입니다.
처음엔 누가 들을까..?
호기심이 강했는데 많은 분이 들어주시고 좋은 평을 남겨주셔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책임감이 커집니다.
그래서
2021년은 2020년의 아쉬움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노력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정말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빨리 어려움을 극복하고 예전 같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